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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들

배당주 투자 어떻게 하는거야?

배당주 투자의 계절

‘찬 바람이 불며 배당주에 투자하라.’는 말처럼 어느덧 배당주 투자의 계절이 돌아왔다. 찬 바람과배당주를 굳이 엮는 이유는 각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나오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순이익과 큰 연관성이 있는 배당금은 3분기 실적을 통해서 대략적으로나마 예상해 볼 수 있겠다. 물론 4분기 실적에 어닝쇼크가 있거나 3분기실적 발표와 동시에 주가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아 가을에 배당주 투자를 하는 것이 특별히 유리할 것은 없어 보이기도 한다.

 

한국의 짠 배당성향

사실 배당주 투자는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투자전략은 아니다. 머니투데이 기사에 따르면 한국기업이 번 이익 중에서 배당을 하는 비율인 배당성향은 17.53%로 G20에서 단연 낮다고 한다. 물론 높은 배당성향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기업이 배당을 많이 하는 것은 이익이 다시 기업에 재투자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주주에게 가장 유리한 것은 배당보다 재투자를 통한 더 많은 수익창출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낮은 배당성향은 모든 기업들이 엄청나게 성장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냥 일반적인 기업문화가 배당보다는 유보금으로 쌓아두는 것을 더 선호하는 성향이 큰 것이다. 하지만 경제규모에 비해 너무나 거대한 연기금의 등장, 엘리엇으로 대표되는 행동주의 헤지펀드 등장과 주주들의 인식변화 때문에 기업의 배당성향은 갈수록 증가할 예정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라고 불리는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으로 참여하는 움직임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그 참여의 대표적인 것이 배당금의 요구이다.

 

속이기 어려운 배당

기업입장에서 배당은 현금이 나가는 기업활동이기 때문에 배당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매출과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이다. 경영자에 의도에 따라서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한 순이익과는 달리 배당금은 조작하기엔 현금 유출이라는 너무 큰 대가를 치뤄야 한다. 결국 배당을 통해 기업의 순이익의 질을 유추해볼 수 있다. ‘똑똑한 배당주 투자’라는 책을 쓴 피트황은 배당을 영업이익, 매출과 같이 주가 변화의 주요 신호로 인식하고 투자할 수 있다고 한다.

 

배당은 어떻게, 언제 받을 수 있나?

기업은 한 해 얻은 이익의 일부를 주주들에게 나눠주는데, 12월에 결산하는 기업의 경우, 배당기준일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에게만 지급한다. 배당기준일은 각 해의 마지막 거래일이므로 배당기준일에 주식을 보유하려면 2거래일 전에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2018년 배당기준일은 12월 27일이므로 2거래인 전인 12월24일에는 주식을 매수해야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배당기준일 다음날에 주식을 산 주주는 배당을 받지 못하며, 이 때문에 배당기준일 다음날에는 예상되는 배당금만큼 주가가 하락하는 배당락이 발생한다. 배당을 지급해야 하는 주주명부가 확정된 이후에는 주주총회를 통해서 배당금의 액수를 정한다. 각 회사마다 주주총회일은 다르지만 보통 2-3월에 많이 열리고 실제로 배당의 지급은 주주총회이후 1달 이내로 지급되게 된다. 즉 배당금은 4월 정도면 대부분 수령할 수 있다.

 

펀드는 배당락이 없다

배당주에 투자하는 방법은 배당성향이 높은 주식들을 직접 사서 보유하는 방법과 배당주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직접 배당주를 매수하려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배당기준일에 주식을 보유할 수 있도록 주식을 매수하면 되고 간접투자를 위해서는 배당주펀드를 매수하면 된다. 펀드에서 배당금은 실제로 현금을 받기 전에 기준가에 계산하기 때문에 주식과 같은 배당락이 발생하지 않는다. 자산운용사가 추정한 배당금과 실제 배당금과의 차이 때문에 배당기준일부터 실제 배당금 입금일까지는 기준가에 오차가 생길 수 있다.

 

배당을 하나의 투자지표로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에 투자할 시기라는 말은 아마 배당기준일 하루만 주식을 가지고 있어도 배당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말 같다. 실제로 배당기준일 하루만 주식을 가지고 있고 다음날 매도할 수는 있지만 내년 4월경 입금될 배당금이 얼마가 될지 모른다. 비슷하게는 4월 입금될 때까지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방법인데, 배당락과 4개월간의 리스크를 생각하면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않다. 찬바람이 불면 그제서야 배당주를 사는 것보다는 배당자체를 하나의 투자지표로 보고 장기적으로 매집하는 것이 더 맞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11월이라서가 아니라 주식시장 전체에 찬바람이 불었기 때문에 배당주의 매력은 더더욱 커졌다. 물론 주식시장에 분 찬바람이 이익 전체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고 배당금에도 찬바람이 충분히 불 수 있음이 함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