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말단직원의 경영일기

지갑은 열고 이야기하자 우리 부장은 새로 전입 온 내 동기에게 일하면서 힘든 일이 있는지 물었다. 내 동기도 이제 사회 경험이 충분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몇 차례 힘든 점이 없다고 고사를 했지만 그래도 부장은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보라면서 몇 번이나 힘든 점을 계속 재차 물었다. 우리 동기는 본질적이지 않으면서 이야기를 할 만한 문제를 생각하던 중에 업무 범위가 너무 많아서 부담스럽다 라는 고충을 이야기했다. 부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정말 최선을 다해보긴 한 건가?" 동기는 순간 깨달았지만 이미 늦었다. "나는 실무자일 때, 매뉴얼을 항상 볼 수 있도록 가지고 다녔어. 그리고 마케터는 자기 시간이 없는 거야 그렇게 한번 해봤어?" 이어지는 부장의 공격에 무방비로 당한 내 동기는 울분을 토하면서 우..
지록위마 한 작은 인터넷 방송국에서 요청이 왔다. 개국을 앞두고 있으니 사장님의 축하 영상메시지를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이런 요청이 들어오면 다른 회사는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는게 순서이다. 소위 급이 맞는지를 재보는 것이다. 알아보니 흔히 말하는 주요 회사들이 참여한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작은 우리회사는 굳이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섰다. 애써서 남의 회사 자리에 들러리 설 필요는 없지 않은가? 이런 의견을 부장님에게 전달했다. 부장님은 내 의견에 동감하면서도 혹시 또 모르니 사장님께 보고는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당시에는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문제가 시작되고 있었다. 사장님은 의외로 흔쾌하게 촬영하겠다고 했다. 본인은 가볍게 생각한 것 같은데 이제 촬영방법이 문제가 되었다. 해당 방송국에서 요청은 핸..
내 닛산 주식을 누가 옮겼을까? 피터린치가 이야가했던 생활에서 볼 수 있는 주식에 투자하는 아이디어를 실천했던 적이 있다. 오키나와 여행에서 NOTE라는 차를 탔는데, 소형차이긴 했지만 넓은 실내공간이 맘에 들었고 주행이라든지 연비라든지 흠잡을 데가 없었다. 국내로 돌아와서 닛산 주식을 소액 매입했다. '기술의 닛산 마케팅의 도요타'라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닛산의 미래는 밝아보였다. 하지만 닛산주식을 그 이후로 지속적으로 하락하였고, 나는 본의 아니게 장기보유를 하게 되었다. 최근에 나는 유진투자증권으로 해외주식을 옮겨서 거래를 하고 있었는데, 기존 사용하던 증권사와 MTS등에 적응실패하여 이전 증권사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잠시 잊고 있었던 닛산의 존재를 다시 알게되었다. 이상했다. 분명 HTS상에는 조회되지 않았었는데 ..
말단 직원이 힘든 이유 - 결정할 수 있는 게 없음 근 15년을 말단직원으로 생활해본 결과 말단 직원이 힘든 이유는 결정권이 없기 때문이다. 사안에 대한 결정권이 없고 아이디어만 내는 경우가 많다보니 아이디어만 독촉당하는 경우가 많다. 실무자의 의견과 반하는 결론의 방안을 만드는 일도 많은데 만드는 과정에서도 스트레스가 상당하고 해당 프로젝트의 결과가 좋지 않았을 경우, 보통 결정권자와 실무자가 서로의 탓을 하게 된다. 사안에 대한 결정 뿐아니라 해당 프로젝트에 인력, 자금 등을 얼마나 투입할지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디어 이외에도 실패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본인의 업무 자체가 외부에서 결정되는 것 자체가 리스크.
끊임없는 자기 부인 마가복음 8:34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아내가 출근하면서 우리집에는 아이 돌보는 일을 도와주시는 이모님이 두분 오신다. 한 분은 오전오후, 한분은 저녁에 일하신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지만 아내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일하길 원한다. 이모님이 마치 자기 살림처럼 해주길 바라지만 또 아내 스타일 대로 해주길 바란다. 직장일이 그렇다. 자신의 일인것처럼 하라고 하지만 또 내 생각과는 다른 오더가 끊임없이 내려온다. 어쩌면 그 오더 자체가 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되는 일일 수도 있다. 직장생활은 끊임없이 자신을 부인해야 한다. 내 일이지만 또 내 일이 아닌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