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일어나는 일들
학교에 가서 금융교육을 할 때의 일이다. 실업률이라는 단어를 설명하고 있는데 뭔가 좀 와닿게 설명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4%인데 청년실업률은 10%라고 해. 그 이야기는 이 교실에서 10%인 2-3명은 직업을 아무리 구하려 해도 못 구한 상태이고 어쩌면 한 명 또는 그 이상은 취업을 포기해서 통계에도 잡히지 않을 거라는 거야.”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풀어져 있던 교실에 잠시 긴장감이 잠시 돌았지만 아마 그게 바로 나 일거라고 생각하는 학생은 없었을 것이다. 내 친구 중에는 아직 그런 사람이 없지만 누군가는 30대 후반에도 교통사고로 죽거나 암에 걸려서 죽는다. 자주하는 생각은 아니지만 어쩌면 나도 갑자기 불행한 일을 겪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보험은 그런 불행한 생각에서 시작한 금융상품이다.
보험의 순기능
보험은 나중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서 여러 사람이 비용을 내고 실제로 그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손실을 보상해주는 것이다. 보험회사는 위험에 대한 계산을 통해서 보험료를 산정하고 다수의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금을 받아 관리한다. 개인은 일정비용으로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사고의 위험을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보험회사는 관리과정에서 많은 자금을 가지고 운용하게 되는데 이는 사회의 자본시장의 밑거름이 된다.
보험료와 보험금
보험료는 가입자가 보험회사에 내는 돈이고 보험금은 약속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가입자가 받을 수 있는 돈을 말한다. 보험료는 사고가 났을 때 받을 수 있는 보험금과 해당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확률에 따라서 달라진다. 가입자가 사망시 보험료를 받는 계약에서 보험료가 1억인 계약은 2억인 계약보다 보험료가 저렴할 것이고 60대보다는 20대가 사망확률이 낮으므로 20대 가입자의 보험료가 저렴하게 된다.
보장기간과 납입기간
보장기간과 납입기간도 보험상품의 주된 요소이다. 납입기간은 보험료를 납입하는 기간이고 보장기간은 보험금이 지급되는 기간이다. 최근 실비보험의 보장기간이 100세까지 되는 상품이 많은데 초창기에는 80세까지만 보장되는 상품이 많았다. 기대수명이 높아졌기 때문에 보험상품의 보장기간도 늘어난 것이다. 보장기간이 늘어나면서 납입기간도 같이 비례해서 늘어나게 되었다.
일정한 금액을 받느냐 피해금액을 받느냐
사고 발생시 보험금은 정액보상과 실손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 정액보상은 사고가 일어난 경우 정해진 금액을 보상하고, 실손보상은 병원비나 수리비와 같은 실제 피해금액을 보상해 주는 방식이다. 주로 사람의 죽음과 같이 피해액을 측정하기 어려운 생명보험은 일정한 금액을 보상 하고 그 피해액을 산출할 수 있는 손해보험은 피해 금액을 보상한다. 보험금을 노린 사기는 보상방식의 특성 때문에 정액보상을 노리고 벌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실손보험은 같은 보장내역을 중복해서 가입했다고 하더라도 보험금을 더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운오리새끼 보험상품
보험은 사람들의 거부감이 많은 상품이다. 복잡한 상품내용과 긴 납입기간, 중도해지시 고객이 손실보는 독특한 상품구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렵고 손해보기도 쉬운 상품이다. 이는 과거 보험 상품이 자리잡는 과정에서 지인을 통한 무분별한 영업 때문에 고객의 효용을 고려하지 않은 상품가입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90년대 후반 IMF구제 금융시절에는 어려운 시절을 겪으면서 보험금을 노린 보험사기 때문에 부정적인 인식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보험상품 자체는 지금 일어나고 있고 어쩌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불행한 일들을 관리하기 위한 좋은 금융상품이다. 보험상품에 명시된 사고를 조근조근 생각해 보는 것이 결코 즐거운 일은 아니지만 인간의 힘으로 예측할 수 없고 막을 수 없는 사고를 대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비책이 보험상품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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