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들

현금없는 사회는 올 수 있을까?

A Bank Clerk 2019. 5. 10. 21:16

돈 한 푼 없이 카드 지갑만 가지고

내 경우를 보면, 외출할 때 현금을 하나도 가지고 다니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드시 현금을 쓸 때만 인출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집에는 10만원이 채 안되는 돈이 있는 것 같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머니클립에 만원 한장을 가지고 다녔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버스를 타거나 편의점에서 몇 백원을 결제할 때에도 현금이 아닌 다른 결제수단을 사용할 수 있고, 스마트 폰을 이용한 계좌이체도 편리하고 보편화되었기 때문이다.

 

소지하는 평균 금액 7.8만원

한국은행에서 조사한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계당 보유하고 있는 거래용 현금은 7.8만원으로 15 11.6만원에 비해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없는 사회가 실현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는 단기간내 높다와 10년내 가능하다는 의견이 51.3%로 낮거나 없다는 의견에 비해서 많았다. 아마도 나처럼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집에 둔 현금 평균 54.3만원

설문조사 내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계당 평균적으로 소지하고 있는 현금액수는 7.8만원이고 만약을 위해 소지하고 다니지 않더라도 집 등에 가지고 있는 현금은 54.3만원이라고 한다. 이는 2015년 조사금액인 69.3만원 대비 22%가 감소한 수치이다. 보유현금이 감소한 이유로 사람들은 간편송금서비스 개발(38.7%)과 도난 위험 및 비용부담(24.3%)를 꼽았다.

 

줄어든 현금 사용

이렇게 현금보유가 줄어들게 된 이유로는 실제로 현금지출금액이 감소했기 때문인데, 18년 가계의 현금지출액은 월평균 64만원으로 15년의 81만원 대비 38.8%가 감소하였다. 사용처로는 상품 및 서비스 구입이 40만원, 경조금 등 개인간 거래가 24만원을 차지하였다. 특히 개인간 거래는 15년 조사에서 42만원으로 18년에 크게 감소하였다. 개인간 거래에서 현금사용이 줄어든 것은 스마트 폰의 보급과 관련 서비스의 보편화에 기인한다. 또한 18년에는 지급수단별 비중에서 33%인 현금보다 신용, 체크카드의 사용비중이 52%로 늘어나서 카드결제가 보편화되고, 인터넷/모바일을 통한 거래가 증가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현금지출 품목별/장소별 비중(출처:한국은행보도자료)

 

현금없는 사회로 접어들다

앞서 말했듯이 필자는 지금 현금없는 사회를 살고 있고, 주변에도 당장 현금을 내라면 당황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은행거래가 과도하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는데, 그 과한 은행 거래가 현금 없는 사회를 가능하게 한 기반이 되었던 것 같다. 여기에 전국민이 은행계좌 하나쯤은 다 가지고 있고, 세계최고 수준의 스마트폰 보급비율과 신용카드 결제 인프라를 통해서 우리나라는 현금이 필요없는 사회로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